1993년, 1940-1950년대 캐나다 퀘벡 주 몬트리올의 고아원에서 자란 수백명의 사람들이 고아원에서 학대와 피해를 당하였다며 정부와 로마 카톨릭 교회에게 피해 보상을 요구하였다. 당시 몬트리올(몬트리올 한정은 아니었을 것이다)에서는 로마 카톨릭 교회가 소유한 고아원이 정부 보조금을 받고 정신병원으로 개조되었고, 고아원에 수용되어있던 아이들이 정신지체자(mentally retarded)로 분류가 되었다. 더이상 학생이 아니고 정신시설의 거주자로 취급받았기 때문에 받아야할 학교 교육도 받지 못하고 신체적, 정신적, 성적 학대를 당했다. 아마 당시에 정신병원에서 행해지던 치료(구속, 뇌절제술, 전기경련치료)와 새롭게 개발된 여러 정신약물들(소위 말하는 안정제)을 통해 통제당했을 것이다. 1940-1950년대까지 이렇게 잘못 분류되어 정신기관에 수용된 사람들은 당시 퀘벡의 총리를 역임한 Duplessis의 이름을 따서 Duplessis Orphans라 불린다.
1960년대 초 Duplessis가 사망한 뒤 정신기관을 조사한 조사위원회에 의해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1940-1950년대 동안 5,000명 이상의 아이들이 정신지체로 부적절하게 분류되어 정신병원에 수용되었다. 고아원이 정신병원으로 개조된 이유 중 하나는 재정적인 이유였다. 주 정부에서 주는 보조금이 고아원의 경우 고아 1명당 하루 1.25달러, 정신병원의 경우 환자 1명당 하루 2.75달러였기 때문이었다. 조사위원회에 의하면 '정신적으로 무능하다'고 분류된 사람 중 약 1/3이 실제 정신장애가 있다기 보다는 주의 재정적 이익을 위해서 분류된 것으로 밝혀졌다.
1992~1993년 Duplessis Orphans는 Duplessis Orphan 's Committee를 만들었으며, 집단 소송을 제기하며에서 12억달러를 요구하였다. 하지만 로마 카톨릭 교회는 이에 대하여 관여한 바가 없다고 부인하였다. 문제는 밝혀졌지만 형사 기소는 기각당하였다. 연관된 정부, 교회 등의 집단에게 공식적인 사과와 개인적인 보상을 요구하였지만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속적인 투쟁의 결과로 정부의 보상을 받낼 수는 있었지만 카톨릭 교회에 대한 법적인 조치는 취하지 않겠다고 서명해야만 했었다. 현재까지 퀘벡주 최고 주교의 사과는 이루어졌으나 교회 입장에서의 사과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www.nytimes.com/1993/05/21/world/orphans-of-the-1950-s-telling-of-abuse-sue-quebec.html
en.wikipedia.org/wiki/Duplessis_Orphans
www.thecanadianencyclopedia.ca/en/article/duplessis-orphans
과거 국가권력, 종교권력에 의해서 부당하게 대우받고 피해를 본 사람들이 어느 시대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있는 것 같다. 거대 권력은 당시는 그럴수 밖에 없었다고 사과는 커녕 변명하기 일쑤이며(몇몇은 진정한 사과를 할지도 모르지만), 부당한 대우와 피해에 대한 보상은 미진하고 미뤄질 수 밖에 없다. 피해자들은 가해자들과 싸울 뿐만 아니라 시간과도 싸워야 한다. 트라우마를 입은 개인에 대한 개인적인 치료가 전부가 아니다. 사회적인 변화와 성장이 없이는 개인의 상처가 회복될 수 없다.
저런 국가와 종교권력 하에 톱니바퀴처럼 돌아간 수많은 개인이 있을 것이다. 종교인들, 행정가들, 그리고 정신과의사들. 우리는 누구나 아이히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야하지 않을까?
* 대표 이미지 출처는 www.cbc.ca/news/canada/montreal/duplessis-orphans-class-action-1.4537218 여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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